나를 따라 오려거든
2019.02.17 15:44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눅9:23).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서 베드로는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하루에 다 경험하였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므로 하나님 아버지께 복을 받은 사람이라고 한껏 칭찬을 들었다. 그런데 바로 뒤이어서 ‘사탄아 물러가라’라는 호된 질책을 받았다.
베드로가 이런 질책을 받은 이유는 예수님이 죽으신다는 말씀에, 일종의 의협심이 발동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그는 자기 주인을 목숨 걸고 잘 지키겠다는 강한 충성심을 드러내는 고백을 하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래야 자신도 잘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는 행동이었다.
그러기에 주님은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고 있다”고 베드로를 책망한 것이다. 그리고 주님은 분명히 밝히셨다. 주님을 따라가려면 반드시 자기를 부인해야 하고, 또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져야만 한다는 점을 말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자기가 자기 스스로를 날마다 죽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세상에서 인정받고 싶고, 영광 받고 싶어 하는 자아를 단호히 부정하고, 그런 마음을 품는 자아 자체를 내가 적극적으로 공격해서 죽여 버리는 일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바로 이 자아가 마귀에게서 태어난 존재(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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