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인가, 참사랑인가?

2026.09.27 14:54

편헌범 조회 수:38

    “그가 남은 구원하였으되 자기는 구원할 수 없도다 그가 이스라엘의 왕이로다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올지어다 그리하면 우리가 믿겠노라”(마27:42)

 

    주 예수님은 빌라도 법정의 판결에 따라 갈보리 언덕에 세워진 십자가 위에 못 박혀 달리셨다. 이 때 유대교 지도자들은 내심 그가 신비한 능력으로 십자가 처형을 벗어나면 어떻게 하나 불안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우려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고 순조롭게 처형이 집행되자 거침없이 대놓고 예수를 비난하고 무시하였다.

 

    그들이 예수를 그렇게 심하게 조롱한 이유는 그의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많이 구원했지만, 자기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에는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가? 자기의 가진 역량을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먼저 사용하는가, 남의 일을 해결하는 데 먼저 사용하는가? 당연히 자기가 당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먼저 사용하고, 그다음에 남은 힘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은 어리석게도(?) 그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들에게 예수님이 얼마나 어리석게 보였겠는가! 예수님은 체포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열두 군단도 더 되는 천사들을 동원할 수 있다고 분명히 언급하신 바 있다(마26:53).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유대 지도자들의 말대로 자기를 구원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기를 구원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아야 옳다.

 

    왜 그러셨었을까? 그 이유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는 십자가상의 외침 속에 정확하게 드러나 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이는 원망의 말이 아니라 자기 아들까지도 포기하고 인간의 구원을 선택할 만큼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크심을 찬양하는 감탄사이다. 그러므로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에게 “내 아버지 곧 너희 아버지, 내 하나님 곧 너희 하나님!”이라고 가르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