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하면?

2026.07.13 14:57

편헌범 조회 수:7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5:39-40)

 

    한국 속담에 물에 빠진 자를 건져 주면 자기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한다는 말이 있다. 옛날에 한 선비가 물에 떠내려가는 사람을 간신히 구해 주었더니, 그 사람이 선비의 멱살을 잡고 자기 봇짐을 내놓으라고 따지고 항의하는 일이 있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럴 때 선비는 미안해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 사람을 호되게 책망해야 하는가? 그 선비는 후자의 자세를 취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세상 사람들도 다 지지할 것이다.

 

    그런데 성경은 좀 다르게 가르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속옷을 요구한다면 겉옷까지 주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값으로 따진다면 속옷보다 겉옷이 훨씬 더 비싸다. 그런데도 주님은 속옷을 달라고 할 때 주저하지 말고 더 값어치가 나가는 겉옷까지 내어주라고 가르치셨다. 그리고 이것이 주님을 온전히 닮은 모습이라고 하셨다.

 

    뉴욕에서 목회하시는 한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다. 그 교회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이 있어서 교회 성도에게 세를 주었었는데, 나중에 그 세입자가 집세를 내지 않아서 관계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 주택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서 그 세입자에게 집을 비워달라고 했지만 좀처럼 비워주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은 세입자에게 밀린 집세도 탕감해 주고, 그 세입자가 다른 집에 방 얻을 자금까지 주어서 간신히 내보냈다고 한다.

 

    억울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지만, 그 목사님은 주님의 말씀을 온전히 실천한 것 같다. 얼마 전에 우리 교회에서도 그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는데,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했다. 그때에는 우리도 겉옷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스스로 위로하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