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16:32)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에 우리가 속한 교단[ABCNJ]의 연차총회 모임엘 다녀왔다. 수년간 교단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가 새롭게 교단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라서 교단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나 시스템이 많이 바뀌어져 있어서 낯설고 생소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한 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연차총회장에 들어가기 전에 자료 패키지와 명찰을 전해 받았는데, 그 받은 명찰을 가만히 살펴보니 동그랗게 파란 점이 하나 찍혀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명찰을 보니 같은 모양으로 붉은 색의 점이 찍혀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왜 누구는 파란 점을 찍어주고, 누구는 빨간 점을 찍어 주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 시점에서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가 혹시 교단에 기여를 많이 한 멤버는 빨간 점을 찍어주고, 별로 활동을 하지 않은 멤버는 파란 점을 찍어서 구별한 것은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마져 스쳐 지나갔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기분이 무겁게 가라앉으려고 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정확히 모르면서 느낌대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 여기고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넘겨 버렸다. 이 의문은 점심 식사 시간에 풀렸다. 빨간 점은 소고기 메뉴를 시킨 사람, 파란 점은 연어 메뉴를 시킨 사람이었다. 

 

    이럴 때 예전 같으면 부정적인 생각에 쉽게 사로잡혀서 기분이 상하고, 이런 상한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모임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어둠의 사자 액스맨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역시 판단하고 분노하는 일은 더딜수록 좋고, 이해하고 품어주는 일은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