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롬1:1)

 

    ‘종’이란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가? 한마디로 권리는 전혀 없고 오직 의무만 갖고 있는 존재이다. 종은 하루 종일 땀 흘리며 밖에서 노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할지라도 쉴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피곤한 상황에서라도 주인의 저녁을 준비하고 식사 시중을 들어야 하는 게 종이다.

 

    이렇게 수고했다고 하더라도 주인이 종에게 감사하지 않는다. 종으로써 당연히 할 일을 한 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은 아무리 많이 수고한다 할지라도 그것으로 인해 무슨 권리가 그에게 주어지지도 않는다. 종은 언제나 그저 종일뿐인 것이다.

 

    우리 모두는 예수를 주로 고백한 자들이다. 이는 우리가 그 분의 종임을 인정한 것이다. 그저 폼으로나 아니면 겸양의 표현정도로 종이라 고백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 분은 우리의 주인이시다! 왜냐하면 그 분은 진짜로 우리와 만물을 지으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와 예수님과의 가장 기본적인 관계이다. 이 주종 관계가 우리 신앙의 첫 출발이요, 기초이다. 이 기초가 분명하고 확고해질수록 예수님의 말씀을 순종하고 따라가기가 수월해 진다. 주를 따르기가 어렵다면 이 믿음의 기초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우리의 구원이나, 하나님의 자녀됨은 모두 이 믿음의 결과요, 열매들인 것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 신앙의 기초는 아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