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5:18).

 

    최근에 책장에 꽂혀있는 사진첩을 하나 꺼내 보았다. 옛날 아이들 사진들을 모아 놓은 사진첩이었다. 사진을 하나 하나 바라보다가 아버지가 손주들하고 찍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손주들을 바라보는 아버지 얼굴에는 흐뭇한 표정이 역력해 보였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한동안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나에게도 아버지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제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어가기에 어느새 나에게 아버지가 계셨었다는 사실도 의식하지 못하고 지내왔음을 발견하였다. 그 순간 내 눈가에 슬그머니 이슬이 맺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잊고 살아온 것이 죄송하기도 하고, 갑자기 사진을 대하고보니 그리운 마음이 솟구쳐 올라와서 감정이 격해졌던 것 같다. 곁에 계실 때에는 이렇게까지 고마운 분이셨는지 몰랐었다. 이는 비단 우리의 아버지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누구든지 잃고 난 후에는 다 이렇게 그립고 감사한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들 주변 가까운 데서부터 감사의 제목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온 것들도 모두 감사해야 할 큰 제목이 됨을 깨닫는다면 훨씬 즐거운 삶이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런 감사의 제목들을 풍성히 발견하게 해 주시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