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살롬의 미움 표현 방법

2024.12.08 15:40

편헌범 조회 수:13

    “압살롬은 암논이 그의 누이 다말을 욕되게 하였으므로 그를 미워하여 암논에 대하여 잘잘못을 압살롬이 말하지 아니하니라”(삼하13:22)

 

    한 일본 학자가 밥을 세 그릇 떠놓고 한 그릇에는 계속 칭찬을 해주고다른 하나에는 미워하는 말을 해주고나머지 하나에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고 무관심했다고 한다나중에 그 밥그릇들을 살펴보니 가장 부패가 심한 밥그릇은 미워한 것이 아니라 무심했던 것이었다고 한다무관심이 미움보다 더 나쁜 일이라는 단적인 증거이다.

 

    다윗의 첫째 아들이 암논이었다이 암논이 자기 이복 여동생인 다말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마침내 그녀를 범하고 말았다그 다말에게는 압살롬이라는 오빠가 있었다(바로 다윗의 셋째 아들이다). 압살롬은 자신의 여동생이 당한 일에 대해 분개하였으나 I dont care!” 식으로 형 암논에 대해 일체 내색 하지 않고 그냥 무관심하게 지냈다이러한 반응은 그가 형 암논의 잘못을 묵인해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형에 대한 미운 마음의 극단적인 표현 방법이었다.

 

    그것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일이 2년 뒤에 일어났다. 2년 뒤에 압살롬은 자기 양떼의 털을 깎는 잔치 날에 다윗의 모든 아들들을 초청하였다그 자리에 암논은 아무 의심없이 참석하였다그런데 그날 압살롬은 자기 형인 암논을 쳐죽여 앙갚음을 하였다암논은 미움의 극단적인 표현이 무관심이라는 사실을 미처 몰랐던 것 같다.

 

    흔히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은 참으로 맞는 말이다무관심이 미움의 극단적인 표현이라는 점을 우리는 늘 기억할 필요가 있다미워하는 마음을 가질 때에는 적어도 자신이 죄짓는다는 생각을 한다하지만 무관심한 마음을 갖는 것에 대해서는 죄짓는다는 의식도 갖지 않게 되기에 더더욱 큰 문제이다미움보다 더 큰 죄를 범하면서도 죄책감은 그보다 약하거나 아예 느끼지 못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