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다가 가라사대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저희를 임의로 주관하고 그 대인들이 저희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개역, 마20:25).

 

    성경에서 말하는 종이란 대개 노예들을(slaves) 말한다. 그래서 주인과 종(노예)의 신분적인 차이는 너무나도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 그 당시 노예는 그 집의 가축이나 짐승처럼 취급받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노예들은 시장의 물건처럼 사고팔고 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종은 아무 것도 자기 임의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없었다. 오직 주인이 시키는 대로, 혹은 주인이 원하는 뜻대로만 움직여야 했다. 이것은 종의 의지가 주인에게 완전히 예속되어 있는 상태임을 의미한다. 한 로마 백부장은 “가라 하면 가고 오라 하면 오고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라고 종의 입장을 정확히 표현하였다(마8:9).

 

    주인은 무엇이든 임의로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다. 즉 종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일을 시킬 수 있었다. 이런 차원에서 주인은 자유자요, 종은 아무런 자유가 없는 그야말로 노예였다. 이런 상황하에서 주인에 대한 신뢰가 없는 종이라면 그 종은 참으로 지옥같은 삶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다면 주인의 뜻을 받드는 것이 참으로 기쁘고 즐거운 일이 되었을 것이다.

 

    세상적으로는 두 말할 것 없이 주인이 종보다 높다. 그러나 영적으로는 상황이 다르다. 섬기는 자[종]가 큰 자라고 주님은 명백히 말씀하셨다(마20:26). 자기 주관이나 뜻을 다 버리고 다른 사람 의지에 자기를 맞춰주는 자가 종이요, 천국 대인이다.